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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든 만 원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는 시간보다, 이미 써버린 돈을 후회하는 시간이 더 긴 사람들이 있습니다. 용돈이 생기면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쓰다 보니 어디로 갔는지 모르게 사라지고, 막상 정말 필요할 때는 손에 쥔 게 없어 답답한 경험,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겁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은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지런함과 검소함 이 두 글자는 좋은 밭이나 기름진 땅보다 낫다.” 땅은 물려받을 수 있지만 그것을 일구는 태도는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지요. 용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얼마를 받느냐보다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결국 우리 삶의 여유를 결정합니다. 정약용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면, 용돈을 대하는 최악의 습관 세 가지를 짚어볼 수 있습니다.
3위 – 쓰기 전 기록하지 않는 습관
정약용이 말한 ‘부지런함’은 단순히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작은 일에도 정성을 들이고, 매일 조금씩이라도 실천하는 태도를 의미하지요. 용돈을 받아 그냥 지갑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사람은, 부지런함과 거리가 멉니다.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 기록하지 않으면 돈은 공기처럼 사라집니다. 커피 한 잔, 간식 하나가 모여 한 달이면 상당한 금액이 되는데, 기록 없이는 그 흐름을 알 수 없습니다. 부지런함은 용돈을 받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수첩이든 휴대전화 메모장이든, 쓰기 전에 먼저 ‘이번 달 용돈’이라고 적고 지출할 때마다 한 줄씩 남기는 습관, 그것이 바로 돈을 다스리는 첫걸음입니다.
2위 – 필요와 욕구를 구분하지 않고 쓰는 습관
정약용이 강조한 ‘검소함’은 인색함이 아닙니다. 꼭 필요한 것과 그저 갖고 싶은 것을 구별하고, 후자를 절제할 줄 아는 지혜입니다. 용돈을 받으면 마음이 느슨해져서 “이 정도는 괜찮지”라며 불필요한 물건을 사들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필요는 생활에 꼭 있어야 할 것이고, 욕구는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괜찮은 것입니다. 검소함이란 이 선을 분명히 긋는 힘이지요. 용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욕구에 따라 쓰다 보면 정작 필요할 때 빈손이 됩니다. 지갑을 열기 전에 “이것은 필요인가, 욕구인가?”라고 한 번만 물어보는 습관, 그것이 검소함의 시작입니다.
1위 – 남는 돈을 따로 두지 않는 습관
정약용은 부지런함과 검소함을 ‘기름진 땅보다 낫다’고 했습니다. 좋은 땅은 풍년을 가져다주지만, 올바른 습관은 평생 가는 자산이 된다는 뜻이지요. 용돈을 다 쓰고 나서 남으면 모으는 사람과, 받자마자 일정 금액을 따로 떼어두는 사람은 출발선부터 다릅니다.
먼저 저축하는 습관은 작은 땅을 일구는 것과 같습니다. 용돈 중 10분의 1이라도 먼저 ‘안 쓸 돈’으로 분리해 두면, 그것은 시간이 지나며 단단한 버팀목이 됩니다. 다 쓰고 남으면 모으겠다는 생각은 대부분 빈말로 끝납니다. 돈은 있으면 쓰게 되어 있으니까요. 부지런히 기록하고 검소하게 구분해도, 남는 돈을 지키지 못하면 결국 제자리입니다.
정약용의 두 아들은 유배지 아버지의 편지를 읽으며 삶의 태도를 배웠습니다. 우리도 늦지 않았습니다. 오늘 저녁, 지갑 속 용돈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고 수첩 한 귀퉁이에 적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작은 실천이 쌓여, 부지런함과 검소함이라는 기름진 땅을 일구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