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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옛날이야기를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하지만 모임이 끝난 뒤 왠지 모를 서먹함이 남거나 다음 약속이 잘 잡히지 않는다면 그날 나눈 대화를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는 소중한 존재이지만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오래 쌓인 우정에 금이 가게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60대가 되면 서로의 형편과 건강 상태가 달라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예전처럼 편하게 말했다가 상대에게 상처를 줄 때가 있습니다. 동창회에서 친구들과 오래도록 좋은 관계를 이어가려면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짚어봅니다.
3위. 자녀의 학벌과 직장을 자세히 늘어놓는 습관
자식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거나 안정된 직장을 잡으면 기쁜 마음에 친구들에게 알리고 싶은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하지만 자식 이야기가 길어지면 듣는 사람은 부담스러워집니다. 특히 자녀가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진로를 정하지 못한 친구 앞에서 자랑이 이어지면 상대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습니다.
자식 자랑은 짧게 한 번 언급하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상대가 궁금해하면 그때 조금 더 이야기하고 먼저 물어보지 않으면 길게 늘어놓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자녀의 성취는 부모의 성취가 아니며 그것으로 친구 사이에서 우위를 따질 일도 아닙니다. 상대의 자녀 이야기를 함께 물어보고 서로의 근황을 나누는 대화가 더 오래 이어질 수 있습니다.
2위. 학창 시절 서열을 끄집어내며 말투를 바꾸는 태도
학교 다닐 때 반장이었거나 성적이 좋았던 기억을 동창회에서 꺼내며 반말을 섞어 쓰는 사람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런 태도가 친근함으로 받아들여졌을 수 있지만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옛날 서열을 들먹이면 듣는 사람은 불편합니다. 나이가 들어서까지 학창 시절 위계를 유지하려는 태도는 친구보다 우월감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에서 나옵니다.
동창회는 과거의 자리를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 오랜 시간 뒤에 다시 만난 사람들이 서로의 안부를 묻는 자리입니다. 예전에 어떤 위치였든 지금은 모두 비슷한 나이를 살아온 동년배입니다. 말을 높이고 낮추는 문제는 작아 보여도 관계에서 존중의 문제와 직결됩니다. 서로 존댓말을 쓰거나 처음부터 합의된 호칭을 사용하는 편이 모임의 분위기를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1위. 건강이 좋지 않은 친구 앞에서 운동과 여행을 자세히 늘어놓는 말
골프를 치고 등산을 다니며 해외여행까지 다녀온 이야기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부러운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릎이 아프거나 지병 때문에 집 밖 출입조차 조심스러운 친구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길게 하면 상대는 소외감을 느낍니다. 자신은 활동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는 자랑처럼 들릴 수 있고 상대의 처지를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친구의 건강 상태를 알고 있다면 이야기 소재를 조금 더 신중하게 고르는 배려가 필요합니다. 운동 이야기보다 최근에 본 영화나 읽은 책, 동네에서 생긴 일처럼 누구나 함께 나눌 수 있는 주제를 꺼내는 것이 좋습니다. 건강한 것은 축복이지만 그것을 친구 앞에서 과시할 이유는 없습니다. 상대가 먼저 물어보지 않는 이상 자신의 활동을 길게 설명하지 않는 것이 오래된 관계를 지키는 예의입니다.
동창회는 오래된 인연을 확인하는 자리이지 자신의 현재를 증명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자식과 건강, 과거의 위치를 내세우는 말투는 듣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다음 모임의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듭니다. 친구들과 오래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자랑보다 안부를 먼저 묻고 상대의 형편을 헤아리는 말을 건네는 습관부터 들여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