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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녀가 함께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앞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가 있다. 자식 걱정에 미리 준비해 둔 것들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서 꺼내는 말들이다.
그런데 어떤 이야기는 부모 입장에서는 책임감 있는 태도라고 생각하지만 자녀에게는 무겁고 불편하게 들릴 수 있다. 식탁이 갑자기 조용해지거나 자녀들이 말을 돌리는 순간이 있다면 그것은 아직 꺼낼 때가 아닌 이야기였을 가능성이 크다.
3위. 누구에게 무엇을 줄지 미리 배분해 놓은 이야기
부모가 미리 정리해 두려는 마음은 자녀를 위한 배려에서 나온다. 나중에 자식들끼리 다투지 않도록 부동산은 누구에게, 예금은 어떻게 나눌 것인지 머릿속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자녀 앞에서 구체적으로 꺼내는 순간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는다. 아직 건강한 부모가 자신의 몫을 미리 이야기하면 자녀들은 마치 부모의 재산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불편해한다. 형제자매 사이에서도 서로 눈치를 보게 되고 이후 관계가 어색해지는 경우도 있다.
2위. 장례를 어떻게 치를 것인지 세세하게 준비한 내용
수의는 어떤 것으로 하고 장지는 어디로 하며 절차는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미리 적어두는 부모들이 있다.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모든 것을 스스로 정해두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를 식사 중에 꺼내거나 가족 모임에서 자세히 설명하는 순간 자녀들은 말문이 막힌다. 아무리 준비가 필요하다 해도 아직 건강한 부모의 입에서 나오는 그런 말은 자녀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무게로 다가온다. 듣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고 대화를 이어가기 어려워진다.
1위. 과거에 누구에게 얼마를 들였는지 비교하는 이야기
자녀가 여럿이라면 교육비, 결혼 자금, 생활비 지원 등 각자에게 들어간 돈이 다를 수밖에 없다. 부모 입장에서는 나중에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지금까지 누구에게 얼마를 썼는지 정리해서 말해두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자녀들 앞에서 나오는 순간 모두가 불편해진다. 많이 받았다고 생각되는 자녀는 미안함과 부담을 느끼고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고 여겨지는 자녀는 서운함을 느낀다. 부모가 공평하게 하려던 의도와 달리 형제자매 사이에 금이 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부모가 미리 정리하고 준비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다만 그것을 언제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 자녀들이 모인 자리에서 갑자기 꺼낼 이야기가 아니라 필요한 시점에 차분히 나눌 이야기들이다. 평범한 대화 중에 무겁게 들릴 말은 아직 꺼내지 않는 것이 서로를 위한 배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