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만 봐달라는데..” 손주 돌보다 자식과 멀어진 사람들의 공통점

손주가 태어나면 기쁘다. 자녀가 도움을 요청하면 거절하기 어렵다. 며칠만 봐달라는 말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고, 어느새 일주일에 사흘씩 손주를 돌보게 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녀와의 사이가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는 경우가 생긴다. 손주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없는데 관계는 오히려 불편해진다. 돌봄을 둘러싼 작은 갈등들이 쌓이면서 서로 서운해지는 것이다.

3위. 손주 앞에서 자녀의 양육 방식을 바로잡으려 할 때

아이가 떼를 쓰면 자녀는 단호하게 대하는데, 조부모는 달래주고 싶어진다. “그냥 한 번쯤은 괜찮지 않아?”라고 말하거나 자녀 몰래 간식을 챙겨주는 일이 반복된다.

자녀 입장에서는 자신이 세운 원칙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는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은 부모이고, 조부모는 도와주는 역할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요즘 양육법이 예전과 다르더라도 그것은 자녀가 선택한 방식이다. 손주 앞에서 자녀의 말을 꺾으면 아이도 혼란스럽고 부모도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낀다.

2위. 언제든 맡길 수 있는 사람으로 당연하게 여겨질 때

처음에는 가끔 봐주는 것이었는데 점점 횟수가 늘어난다. 자녀는 약속이 생기거나 급한 일이 있을 때마다 부모에게 연락한다. 미리 일정을 물어보지 않고 “엄마 내일 애 좀 봐줘”라고 말하는 경우도 생긴다.

조부모도 자신의 계획이 있다. 친구를 만나거나 여행을 가고 싶을 때도 있고, 그냥 집에서 쉬고 싶은 날도 있다. 손주 돌봄을 거절하면 자녀가 서운해할까 봐 참다가 결국 지치게 된다. 도움을 주는 것과 당연한 책임으로 떠맡는 것은 다르다. 자녀가 고마움을 표현하지 않거나 조부모의 사정을 묻지 않으면 관계는 서서히 멀어진다.

1위. 손주 돌봄 때문에 자신의 생활을 포기하게 될 때

손주를 보는 날이 늘어나면서 운동 모임을 그만두고, 취미 생활도 미루게 된다. 자녀는 “조금만 더 도와달라”고 하지만 그 조금이 몇 년씩 이어지기도 한다.

노년의 시간은 유한하다. 건강할 때 하고 싶은 일을 미루면 나중에는 체력이 따라주지 않는다. 손주를 사랑하는 마음과 자신의 삶을 챙기는 일은 충돌하지 않는다. 돌봄을 도울 수는 있지만 그것이 자신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자녀와 멀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손주를 안 봐줘서가 아니라 자신을 희생하면서 쌓인 억울함 때문이다.

손주 돌봄은 선택이지 의무가 아니다. 도와줄 수 있을 때 돕고, 어려울 때는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방법이다. 자녀도 부모의 시간을 존중해야 하고, 조부모도 자신의 일정을 먼저 챙기는 연습이 필요하다. 서로의 경계를 지킬 때 손주 사랑도 오래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