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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나 동네에서 오래 살다 보면 이웃과 물건을 주고받는 일이 생긴다. 공구함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하고 반대로 필요한 물건을 잠깐 빌리러 가기도 한다. 그런데 이 사소한 대여 관계에서 관계가 어긋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문제는 돌려주는 시점이나 물건 상태를 둘러싼 암묵적 기대가 서로 다르다는 데 있다. 빌려준 쪽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빌린 쪽은 모르고 지나치고, 그 작은 차이가 쌓여 신뢰가 깨진다. 물건 하나 때문에 이웃과 멀어지지 않으려면 몇 가지 원칙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3위. 빌린 물건을 언제 돌려줘야 하는지 묻지 않는 행동
빌릴 때는 “잠깐만 쓸게요”라고 했지만 막상 쓰고 나면 언제 돌려줘야 할지 애매해진다. 빌려준 쪽도 처음엔 괜찮다가 며칠 지나면 슬슬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먼저 달라고 말하기도 어색하고 그렇게 시간이 흐른다.
빌릴 때 “이틀 후에 돌려드려도 될까요?”라고 기한을 먼저 제안하는 편이 낫다. 상대는 그제야 자기 일정을 확인하고 괜찮다거나 하루만 더 일찍 달라고 말할 수 있다. 애매하게 두면 서로 불편해지고 다음부터는 빌려주기를 꺼리게 된다.
2위. 쓰다가 고장 나거나 더러워진 채로 돌려주는 행동
물건을 빌려 쓰다가 실수로 망가뜨리거나 얼룩을 묻히는 경우가 있다. 이때 그냥 돌려주면서 “죄송해요”라고만 말하고 끝내는 사람이 있다. 받는 쪽은 표정 관리를 하며 “괜찮아요”라고 대답하지만 속으로는 황당해한다.
빌린 물건이 원래 상태로 돌아가지 않았다면 그에 맞는 조치를 먼저 제안해야 한다. 세탁이 가능하면 맡겨서 깨끗하게 하고, 수리가 필요하면 비용을 물어보고 부담하겠다고 말하는 편이 맞다. 사과만으로는 상대가 입은 손해를 메울 수 없고 그 기억은 관계에 오래 남는다.
1위. 돌려받지 못해도 괜찮은 물건과 그렇지 않은 물건을 구분하지 않는 행동
모든 물건이 똑같이 빌려줘도 되는 것은 아니다. 일회용 소모품이나 값이 크지 않은 도구는 대여가 비교적 부담 없지만, 자주 쓰는 물건이거나 가격대가 있는 물건은 빌려주는 쪽도 신경이 쓰인다. 그런데 빌리는 쪽에서는 그 차이를 잘 모른다.
이웃에게 뭔가를 부탁할 때는 그 물건이 상대에게 어떤 의미인지 한 번 생각해보는 편이 낫다. 매일 쓰는 조리도구나 값비싼 공구라면 차라리 다른 방법을 찾거나 사서 쓰는 편이 서로에게 편하다. 반대로 빌려주는 입장이라면 돌려받지 못해도 아깝지 않은 물건만 내주는 것도 방법이다.
이웃과 물건을 주고받는 일은 신뢰를 쌓는 기회가 될 수도 있고 관계를 어색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빌릴 때는 기한을 먼저 제안하고, 돌려줄 때는 원래 상태로 돌리며, 애초에 부담스러운 물건은 빌리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작은 물건 하나에도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가 드러나고, 그것이 쌓여 오래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이웃 관계가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