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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를 마치고 나면 오랜만에 모인 친척들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된다. 그런데 이 시간이 편안하지만은 않다는 분들이 많다. 어떤 말을 꺼내야 할지 조심스럽고 어떤 질문이 실례인지 헷갈리기 때문이다.
특히 50대와 60대는 중간 세대로서 위아래를 다 챙겨야 하는 자리에 있다 보니 대화 주제 하나도 신경 쓰이는 것이 사실이다. 친척 간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서로 불편하지 않게 대화를 이어가려면 피해야 할 화제가 따로 있다.
3위. 자녀의 직장이나 월급을 구체적으로 물을 때
“아들 요즘 어디 다녀?” 정도는 자연스러운 안부일 수 있다. 하지만 “월급은 얼마나 받아?” “연봉이 괜찮대?” 같은 질문은 상대방을 난처하게 만든다. 설령 궁금해서 묻는 것이라 해도 듣는 사람은 자녀를 평가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요즘은 직장의 형태도 다양하고 수입 구조도 제각각이라 단순히 어느 회사에 다니는지만으로 형편을 짐작하기 어렵다. 자녀가 프리랜서이거나 창업을 했다면 부모 입장에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애매한 경우가 많다. 관심은 좋지만 돈과 직결된 질문은 가까운 친척 사이에서도 조심해야 한다.
2위. 결혼 시기나 출산 계획을 재촉하듯 물을 때
“결혼은 언제 할 거래?” “애는 언제 낳을 거야?” 이런 질문은 본인에게 직접 묻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부모에게 물으면 더 난처하다. 자녀 세대는 예전과 달리 결혼과 출산을 개인의 선택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부모 역시 함부로 재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때는 그 나이면 벌써 애가 둘이었는데”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시대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말처럼 들릴 수 있다. 친척의 관심이 악의 없는 것이라 해도 듣는 사람은 자녀에 대한 걱정과 압박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결혼이나 출산은 본인들이 결정할 문제이고 친척이 할 수 있는 일은 기다려주는 것뿐이다.
1위. 형제 간 형편을 비교하거나 평가하는 말을 할 때
“큰집은 요즘 잘 나가던데?” “둘째는 좀 어렵다며?” 형제 중 누가 더 잘 사는지를 비교하는 대화는 제사 후 분위기를 가장 빠르게 무겁게 만든다. 직접 비교하지 않더라도 한쪽 집안 이야기만 계속 칭찬하거나 다른 집은 언급도 하지 않는 것 역시 미묘한 차이를 만든다.
특히 나이 든 세대일수록 형제 간 서열이나 체면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요즘은 형제끼리도 각자 사는 방식이 다르고 경제 사정도 제각각이다. 잘 사는 것처럼 보여도 빚이 있을 수 있고 겉으로 평범해 보여도 속은 든든할 수 있다. 형편을 비교하는 말은 결국 듣는 사람에게 상처나 자극이 될 뿐이다.
제사 후 대화는 오래 이어질 필요가 없다. 안부를 묻고 건강을 챙기는 정도면 충분하다. “요즘 건강은 괜찮으세요?” “얼굴 보니 반갑네요.” 이런 말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고 상대방도 편하게 받을 수 있다.
대화가 민감한 방향으로 흐르면 “그건 본인들이 알아서 하겠죠” 정도로 부드럽게 돌리는 것도 방법이다. 제사는 가족이 모이는 자리이지만 서로의 사생활까지 공유해야 하는 자리는 아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적당한 거리가 오히려 관계를 오래 편안하게 유지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