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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먹을 때 물로 삼키는 것이 귀찮아서 커피나 우유로 넘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약 먹은 직후에 자몽주스를 마시거나 탄산음료를 마시는 것도 흔한 일입니다. 하지만 약과 음식의 조합에 따라서는 약효가 사라지거나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약국에서 약을 받을 때 약사가 특정 음식을 피하라고 말하는 것은 단순한 주의가 아니라 실제로 몸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주 먹는 약과 함께 피해야 할 음식 네 가지를 정리해 드립니다.
혈압약과 자몽
혈압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자몽이나 자몽주스를 함께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자몽에 들어 있는 성분이 간에서 약물을 분해하는 효소를 방해해 약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질 수 있습니다.
혈압약 농도가 필요 이상으로 올라가면 혈압이 급격하게 떨어지거나 어지러움, 두근거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자몽뿐 아니라 오렌지나 레몬도 같은 종류의 감귤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자몽만 특별히 이런 영향을 미칩니다. 혈압약을 먹고 있다면 자몽은 아예 식단에서 빼는 편이 안전합니다.
소화제와 탄산음료
소화가 안 될 때 소화제를 먹고 바로 탄산음료를 마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속이 답답할 때 시원한 탄산음료를 마시면 일시적으로 속이 뚫리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소화제와 함께 먹으면 오히려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일부 소화제는 위산을 중화하거나 소화 효소를 보충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는데, 탄산음료의 산도와 탄산가스가 이 과정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약을 먹은 뒤 최소 30분에서 1시간 정도는 탄산음료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속이 불편하다고 탄산음료를 자주 마시는 습관 자체도 소화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항생제와 유제품
항생제를 복용할 때는 우유나 요거트 같은 유제품을 함께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유제품에 들어 있는 칼슘이 항생제 성분과 결합해 약물 흡수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항생제는 정해진 용량을 정해진 시간에 먹어야 균을 확실하게 억제할 수 있는데, 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치료 효과가 떨어집니다. 항생제를 먹을 때는 물로만 삼키고, 식사 시간과 약 복용 시간을 두 시간 정도 띄우는 편이 안전합니다. 우유뿐 아니라 치즈나 아이스크림도 같은 이유로 피해야 합니다.
진통제와 커피
두통이나 생리통 때문에 진통제를 먹으면서 커피를 함께 마시는 사람이 많습니다. 카페인이 진통 효과를 높인다는 말도 있지만, 일부 진통제에는 이미 카페인이 들어 있어 커피를 함께 마시면 카페인 과다 섭취가 될 수 있습니다.
카페인을 과하게 섭취하면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불안감이 생기고 잠을 이루기 어려워집니다. 또 진통제는 위 점막을 자극할 수 있는데, 커피의 카페인과 산도가 이를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진통제를 먹을 때는 물로 복용하고 커피는 두세 시간 뒤에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약은 물과 함께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자몽과 혈압약, 탄산음료와 소화제, 유제품과 항생제, 커피와 진통제는 각각 피해야 할 조합입니다. 약을 받을 때 약사가 설명하는 주의사항을 가볍게 듣지 말고 실제로 지키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약효를 제대로 보려면 무엇과 함께 먹지 말아야 하는지 아는 것도 치료의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