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이 말한 노후 최고의 취미 1위

은퇴 후 시간이 많아지면 사람들은 취미를 찾는다. 골프, 등산, 노래방, 화투, 낚시.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몸이 따라주지 않거나, 돈이 계속 들거나, 점점 권태로워진다. 젊을 때는 몰랐던 질문이 생긴다. 나이 들어서도 지속 가능한 취미란 무엇일까.

조선 최고의 실학자 정약용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에 이런 말을 남겼다. “독서야말로 사람이 하는 일 가운데 가장 깨끗한 일이다.” 18년 유배 기간 동안 500여 권의 책을 저술한 그가 ‘깨끗하다’는 표현을 쓴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의 정신에 비추어 보면, 노후를 풍요롭게 만드는 취미에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3위 – 돈이 들지 않는 것

노후에는 수입이 제한적이다. 매달 회비를 내거나, 장비를 사거나, 모임 비용이 드는 취미는 부담이 된다. 처음엔 괜찮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경제적 압박이 커진다.

정약용이 독서를 깨끗하다고 본 첫 번째 이유는 그것이 물질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이다. 책 한 권이면 몇 주고 몇 달을 보낼 수 있다. 도서관을 이용하면 비용은 사라진다. 돈 걱정 없이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취미야말로 노후에 안전하다.

2위 –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것

나이 들면 함께하던 사람들이 하나둘 떠난다. 건강이 나빠지거나, 멀리 이사 가거나, 세상을 먼저 떠난다. 여럿이 모여야 하는 취미는 그래서 불안정하다. 약속이 취소되면 하루가 텅 빈다.

정약용은 유배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보냈다. 그럼에도 그는 무너지지 않았다. 독서와 저술은 타인의 일정에 의존하지 않는다. 혼자서도 충만할 수 있는 취미를 가진 사람은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것은 노년의 가장 큰 자산이다.

1위 – 끝까지 성장할 수 있는 것

많은 취미는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정체된다. 더 이상 나아질 게 없고, 반복만 남는다. 그때부터 권태가 시작된다. 노후가 길어질수록 이런 취미는 의미를 잃는다.

정약용이 독서를 가장 깨끗한 일이라 본 핵심 이유는 여기에 있다. 책은 끝이 없다. 읽을수록 모르는 것이 보이고, 알수록 새로운 질문이 생긴다. 80세에도 90세에도 여전히 배울 수 있다. 성장이 멈추지 않는 취미를 가진 사람은 나이 들어도 생기를 잃지 않는다.

돈이 들지 않고, 혼자서도 할 수 있으며, 끝까지 성장할 수 있는 것. 정약용의 말처럼 이것이야말로 노후를 위한 가장 깨끗한 취미다.

오늘 저녁, 오래전 사두고 읽지 않은 책을 한 권 꺼내보는 것은 어떨까. 단 10쪽이라도 좋다. 그것이 20년 후에도 지속 가능한 취미의 시작이다. 깨끗한 취미는 거창한 계획 없이, 손 닿는 곳의 책 한 권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