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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문안을 다녀온 뒤 문득 씁쓸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위로를 하려 했는데 괜한 말을 한 것 같고, 힘을 주려다 오히려 부담을 준 것 같은 느낌이다. 병상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가.
전국시대 사상가 맹자는 『맹자』 진심하편에서 “마음을 기르는 데는 욕심을 적게 하는 것보다 좋은 것이 없다”고 했다. 몸이 아플 때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마음의 평안이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선의로 포장한 욕심을 병상으로 가져간다. 이 가르침에 비추어 보면, 병문안 자리에서 삼가야 할 태도가 보인다.
3위 – 과한 정보 제공
병문안을 가서 이런저런 건강 정보를 쏟아내는 사람이 있다. 어느 병원이 좋다더라, 무슨 치료법이 효과가 있다더라, 누구는 이렇게 해서 나았다더라 하는 이야기들이다.
정보를 주는 사람은 도움을 주려는 마음이지만, 듣는 사람은 혼란스럽다. 이미 의료진과 상의하며 치료 방향을 정한 환자에게 새로운 정보는 불안을 키운다. 더 나은 방법이 있을지 모른다는 조급함, 혹시 지금 선택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생긴다. 정보를 주려는 욕심이 환자의 마음을 어지럽힌다.
2위 – 지나친 격려
“힘내세요”,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의지만 있으면 이길 수 있어요”라는 말을 반복하는 병문안이 있다. 환자를 북돋우려는 마음이지만, 이런 격려는 때로 부담이 된다.
아픈 몸으로 힘을 내는 것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환자는 이미 충분히 애쓰고 있다. 그런데 계속 힘을 내라는 말을 들으면, 마치 지금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환자를 좋아지게 만들고 싶은 욕심이 오히려 환자에게 ‘더 노력해야 한다’는 짐을 지운다.
1위 – 자신의 불안 표출
병문안 자리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태도는 자신의 불안한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되셨어요”, “정말 걱정 많이 했어요”, “보기가 너무 안쓰러워요”라며 눈물을 보이거나 과도하게 걱정하는 모습이다.
이런 반응은 환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방문자 자신의 감정을 처리하는 행위다. 병든 사람을 보며 느끼는 슬픔, 두려움, 무력감 같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쏟아내는 것이다. 환자는 오히려 “괜찮아요, 걱정 마세요”라며 병문안 온 사람을 위로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자신의 불안을 해소하고픈 욕심이 환자에게 감정 노동을 시킨다.
병문안에서 욕심을 줄인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덜 가져가는 게 아니라, 무엇인가를 더하려는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다. 환자를 변화시키려는 욕심, 위로자 역할을 잘 해내려는 욕심, 자신의 감정을 해결하려는 욕심을 비운다. 병상 앞에 앉아 그저 조용히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다음 병문안 때는 말을 준비하기보다 먼저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고 가 보면 어떨까. 환자가 편안해하는 모습이 달라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