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나 생의 마지막에 무엇을 남기고 떠날까 궁금해합니다. 유산이나 재산보다, 그 순간 입 밖으로 꺼낸 말 한마디가 평생을 압축하기도 하지요. 어떤 이는 가족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어떤 이는 미안함을 전하며, 또 어떤 이는 아무 말 없이 눈을 감습니다. 죽음 앞에서 무엇을 말하느냐는, 결국 어떻게 살았느냐를 드러냅니다.
1598년 노량 앞바다, 조선 수군을 이끌던 이순신 장군은 적의 탄환에 맞아 쓰러지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싸움이 급하니 내가 죽었다는 말을 하지 말라.” 자신의 죽음보다 전투의 승리를 먼저 생각한 그의 마지막 말은,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증언이었습니다. 그의 정신에 비추어 보면, 죽음의 순간 남길 말에도 순서가 있습니다.
3위 – 원망과 후회의 말
죽음 앞에서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것은 원망입니다. 누군가를 탓하거나, 자신의 불운을 한탄하는 말은 남은 사람들에게 짐이 되지요. “내가 이렇게 된 건 다 너 때문이야”, “왜 나만 이런 고생을 했을까” 같은 말은 생의 마지막을 원한으로 채웁니다.
이순신은 7년 전쟁 내내 조정의 의심과 모함을 받았고, 백의종군의 치욕도 겪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그 어떤 원망도 입에 담지 않았지요. 원망은 과거를 붙잡는 행위입니다. 죽음 앞에서조차 과거에 묶여 있다면, 그 삶은 끝내 자유롭지 못한 채 마감되는 것입니다.
2위 – 자신의 안위를 구하는 말
두 번째로 버릴 것은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된 말입니다. “나를 살려달라”, “내가 더 살았어야 했는데” 같은 말은 인간의 본능이지만, 동시에 삶의 의미를 축소시키기도 하지요. 죽음의 순간까지 오직 자신만을 돌아본다면, 그 사람이 살면서 무엇을 사랑했는지 의심스러워집니다.
이순신은 적탄에 맞고도 자신의 목숨을 애원하지 않았습니다. 그에게는 지켜야 할 전장이 있었고, 보호해야 할 병사들이 있었으며, 끝내야 할 전쟁이 있었지요. 자신보다 더 큰 무엇을 위해 살아온 사람은, 죽음 앞에서도 그것을 놓지 않습니다. 그것이 그 사람 삶의 증명입니다.
1위 – 남은 이들을 향한 책임의 말
이순신이 마지막으로 남긴 “내가 죽었다는 말을 하지 말라”는 명령은, 죽음의 순간에도 남은 이들을 생각한 말이었습니다. 싸움이 끝나지 않았는데 대장의 죽음이 알려지면 군사들이 동요할 것을 우려한 것이지요. 자신의 고통이나 두려움이 아니라, 남겨질 사람들의 안전과 승리를 마지막까지 책임진 말이었습니다.
죽음의 순간 남길 최고의 말은, 자신이 평생 책임져온 것을 끝까지 놓지 않는 말입니다. 가족을 돌본 사람이라면 “너희를 믿는다”는 격려를, 공동체를 위해 산 사람이라면 “이 일을 계속해달라”는 당부를 남기지요. 그 말은 슬픔 속에서도 남은 이들에게 방향을 제시합니다.
죽음의 순간 무슨 말을 남길지는 지금 어떻게 사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오늘 저녁, 가족이나 가까운 이에게 짧은 편지 한 통을 써보는 건 어떨까요. “내가 만약 내일 없다면 너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라는 제목으로요. 그 편지를 쓰다 보면, 지금 내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누구에게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가 선명해집니다. 그리고 그 답이 바로, 당신이 마지막 순간 남길 말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