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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자신이 쌓아온 것들에 대한 자부심이 커진다. 경력도, 경험도, 재산도 모두 내가 이뤄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자부심이 지나치면 타인을 함부로 재단하는 시선으로 바뀐다. 나보다 못한 사람, 다른 방식으로 사는 사람을 보며 쉽게 평가를 내린다.
손웅정 감독은 아들 손흥민을 세계적인 선수로 키워낸 지도자다. 그가 남긴 말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겸손하라. 네게 주어진 모든 것들은 다 너의 것이 아니다.” 성공한 선수의 아버지가 한 말치고는 의외로 담담하다. 이 문장에는 모든 성취 뒤에 보이지 않는 도움과 운이 있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그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면, 차별을 막는 첫걸음은 내가 가진 것의 의미를 다시 해석하는 데서 시작된다.
3위 – 내 성공을 내 능력으로만 돌리기
자신이 이룬 것을 전부 자기 힘으로 얻었다고 믿는 순간, 타인에 대한 시선이 가혹해진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노력이 부족했거나 자격이 없다고 단정한다. 그 시선은 자연스럽게 차별로 이어진다. 학력, 직업, 출신 지역, 외모 같은 기준으로 사람을 나눈다.
하지만 손웅정 감독의 말처럼 우리가 가진 대부분은 온전히 우리 것이 아니다. 태어난 환경, 만난 사람, 주어진 기회 모두 우연의 산물이다. 그 우연을 인정하는 순간, 타인을 함부로 판단할 근거가 사라진다. 내가 가진 것이 특권이었음을 받아들이면, 갖지 못한 사람을 낮춰볼 이유가 없어진다.
2위 – 다른 방식을 틀렸다고 단정하기
나이 든 사람은 자기 방식이 정답이라고 믿기 쉽다. 오랜 시간 그 방식으로 살아왔고, 나름의 결과도 얻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젊은 세대나 다른 문화권 사람들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면 쉽게 비난한다. “요즘 애들은”, “저 사람들은 원래 그래” 같은 말이 입에 붙는다.
손웅정 감독의 말은 여기서도 유효하다. 내 방식이 통했던 건 그 시대, 그 환경에서 운이 따랐기 때문일 수 있다. 누군가 다른 길을 택했다고 해서 그것이 틀린 건 아니다. 그들에게는 그들의 조건과 맥락이 있다. 차이를 틀림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차별이 시작된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은 관용이 아니라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1위 – 내가 준 것을 은혜로 여기기
누군가를 도왔거나 기회를 줬을 때, 그것을 은혜로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면서 상대방에게 특정한 태도나 보답을 기대한다. 만약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배은망덕하다고 낙인찍는다. 이런 마음은 차별의 가장 교묘한 형태다. 겉으로는 베푸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상대를 아래에 두고 통제하려는 욕망이다.
손웅정 감독의 말은 이 지점을 정확히 짚는다. 내가 준 것조차 온전히 내 것이 아니었다. 내가 가진 여유도, 도울 수 있었던 위치도 우연과 타인의 도움 덕분이다. 그러니 내가 준 것을 은혜로 내세울 자격이 없다. 도움은 순환의 일부일 뿐이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면 상대를 함부로 대하지 않게 된다.
오늘 저녁, 자신이 가진 것 하나를 떠올려 보면 좋겠다. 그것이 생긴 과정을 천천히 되짚어 본다. 부모의 지원, 좋은 선생님과의 만남, 우연히 들어간 회사, 운 좋게 잡은 기회. 그 과정 속에는 내 의지만큼이나 많은 우연이 섞여 있다. 그 우연을 인정하는 작은 연습이, 내일 누군가를 대하는 태도를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