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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댓글 하나를 읽다가 얼굴이 화끈거린 적이 있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향해 쏟아지는 말들이 너무 거칠었다. 그런데 문득 생각해보니 나 역시 비슷한 말투로 누군가를 몰아세운 기억이 떠올랐다. 상대를 설득하려던 대화가 어느새 공격으로 바뀌어 있었다.
소통 전문가이자 강연가인 김창옥은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잘 듣는 사람이 더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이 말은 우리가 대화에서 무엇을 우선시해야 하는지 묻는다. 말하기에 집중할수록 상대는 멀어지고, 듣기에 집중할수록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그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면, 혐오를 키우는 대화 습관은 결국 듣지 않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3위 – 상대 말을 끝까지 안 듣기
대화 중 상대가 채 말을 끝맺기도 전에 끼어드는 사람이 있다. “그게 아니라” “내 말은” 같은 말로 상대의 문장을 자른다. 자신의 논리가 더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끝까지 듣지 않으면 상대의 진짜 의도를 놓친다. 앞부분만 듣고 판단하면 오해가 쌓인다. 오해는 불신으로, 불신은 혐오로 이어진다. 듣기를 멈춘 순간 대화는 이미 깨졌다.
2위 – 반론만 준비하며 듣기
상대가 말하는 동안 고개는 끄덕이지만 머릿속은 반박 논리로 가득 찬 경우가 있다. 겉으로는 듣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상대의 허점을 찾고 있다. 이런 듣기는 듣기가 아니라 공격 준비다.
반론만 준비하면 상대의 감정과 맥락은 보이지 않는다. 말의 내용만 따지고 그 뒤에 숨은 상처나 고민은 외면한다. 상대는 자신이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낀다. 이해받지 못한다는 감각은 점차 적대감으로 굳어진다.
1위 – 내 기준으로만 판단하며 듣기
가장 흔하고 가장 위험한 습관은 내 잣대로만 상대의 말을 재단하는 것이다. “나라면 안 그랬을 텐데” “그건 이기적인 거야” 같은 판단을 속으로 내린 채 듣는다. 상대의 입장이나 처지는 고려하지 않는다.
내 기준만이 정답이라 여기면 다른 사람의 선택은 모두 틀려 보인다. 틀렸다고 여기는 순간 존중은 사라진다. 존중 없는 대화는 혐오의 씨앗을 뿌린다. 김창옥이 말한 ‘잘 듣는 사람’은 자기 기준을 내려놓고 상대의 세계를 이해하려는 사람이다.
오늘 누군가와 대화할 때 한 가지만 해보면 좋겠다. 상대가 말을 마칠 때까지 아무 판단도 끼워 넣지 않고 끝까지 듣는 것이다. 반박이 떠올라도 일단 참는다. 그렇게 들은 뒤에야 비로소 상대의 말이 다르게 들린다. 혐오는 듣지 않는 데서 시작되고, 이해는 끝까지 듣는 데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