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은 상위층에..” 김형석 교수가 말한 용돈 적정 금액 기준 1위

용돈을 얼마나 줘야 할지 고민해본 적 있으신지요. 자녀에게든, 부모님께든, 혹은 배우자와의 합의에서든, 적정한 금액을 정하는 일은 늘 조심스럽습니다. 너무 적으면 생활이 불편하고, 너무 많으면 낭비를 부추기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107세를 맞은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백년을 살아보니』에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경제는 중산층에 머물면서 정신적으로는 상위층에 속하는 사람이 행복하다.” 물질과 정신의 균형을 어디에 맞춰야 하는지를 짚은 말이지요. 그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면, 용돈 금액을 정할 때도 세 가지 기준이 떠오릅니다.

3위 – 체면 유지 수준

용돈은 받는 이가 사회생활을 무리 없이 꾸려갈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친구들과 차 한잔 마시거나 책 한 권 사는 일, 예상치 못한 경조사에 대응하는 일이 가능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김형석 교수가 말한 ‘중산층’이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최소한의 존엄을 지킬 수 있는 경제적 위치를 가리킵니다.

용돈이 지나치게 적으면 받는 이는 움츠러듭니다. 매번 손을 벌려야 하거나, 필요한 물건조차 살 수 없다면 자존감이 흔들리지요. 반대로 쓰고도 남을 만큼 주면 금전 감각이 무뎌집니다. ‘체면을 지킬 수 있는 정도’라는 기준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2위 – 스스로 선택할 여지

용돈의 본래 의미는 ‘자율성’에 있습니다. 받는 이가 쓰임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비로소 용돈이지요. 일일이 보고하고 허락받아야 하는 돈은 통제이지 용돈이 아닙니다. 김형석 교수가 강조한 ‘정신적 상위층’이란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삶을 가리킵니다.

적정 금액이란 그러므로 받는 이가 몇 가지 선택지를 놓고 고민할 수 있는 폭을 담아야 합니다. 책을 살까, 옷을 살까, 아니면 저축할까 하는 작은 결정들이 쌓이면서 사람은 자기 삶의 주인이 됩니다. 모든 걸 다 해줄 필요는 없지만, 선택의 기회는 남겨둬야 합니다.

1위 – 감사할 수 있는 범위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이것입니다. 용돈은 받는 이가 ‘고맙다’고 느낄 수 있는 선에서 정해야 합니다. 너무 많으면 당연하게 여기고, 너무 적으면 서운해집니다. 김형석 교수의 말처럼 경제는 중산층에 머물러야 합니다. 풍족하지는 않지만 부족하지도 않은 그 지점에서, 사람은 비로소 주고받는 마음의 가치를 압니다.

용돈을 주는 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무리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줘야 오래 지속할 수 있지요. 한두 달은 억지로 많이 줄 수 있어도, 그것이 부담이 되면 결국 관계가 삐걱거립니다. ‘감사할 수 있는 범위’란 주는 이와 받는 이 모두에게 해당되는 기준입니다.

오늘 한 번 해보시지요. 용돈을 주고받는 상대와 마주 앉아, 지금 금액이 서로에게 어떤 의미인지 솔직하게 이야기 나눠보시기 바랍니다. 액수를 조정하자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마음을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경제는 중산층에 두되 정신만큼은 상위층으로 살아가는 법, 김형석 교수의 백 년 지혜는 바로 이런 대화에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