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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고점 대비 30% 가까이 조정받은 지금, 시장은 단순한 기술적 반등이 아니라 구조적 함정에 갇혀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7500포인트 이상 구간에 100조 원 규모의 물량을 쌓아놓은 상태에서 지수가 재차 상승하려면 이 ‘악성 매물대’를 소화해야 하는데, 현재 시장 유동성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LS증권 분석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코스피 7500 이상에서 총 194조 원을 투자했고, 이 중 52%인 100조 원이 손실 구간에 묶여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7500~8000 구간 45.7조 원, 8000~8500 구간 17.3조 원, 8500 이상 37.1조 원입니다. 주식 순매수 기준으로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총 128조 원 순매수 중 63%인 81조 원이 7500 이상에서 물려 있어, 개인의 평균 손실 비중이 절반을 훨씬 넘습니다.
이 매물대가 형성된 배경은 명확합니다. 코스피가 2025년 말부터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으로 7000선을 돌파하고 8000선을 향해 질주하던 시기, 개인투자자들은 ‘일만피 랠리’를 확신하며 고점 추격 매수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AI 인프라 투자 수익성 논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지연, 코어위브 부실 우려 등 외생 변수가 연쇄적으로 터지면서 지수는 급락했고, 개인은 대규모 물량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습니다.
문제는 이 매물을 소화할 ‘판돈’이 급속히 마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투자자예탁금은 6월 4일 연고점 139조 7000억 원에서 8월 말 99조 7000억 원으로 석 달 만에 28.6% 증발했습니다. 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도 같은 기간 53조 5000억 원에서 40조 3000억 원으로 24.7% 감소했습니다. 대기 자금과 레버리지 여력이 동반 축소되면서 시장은 전형적인 ‘유동성 덫’에 빠졌습니다.
투자 관점에서 이는 단기 반등 이후 재차 하락 압력이 가해질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지수가 7500선을 회복하려 할 때마다 원금 회복을 노린 개인 물량이 쏟아지면서 상승을 가로막는 ‘마의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순매수 전환과 예탁금 재유입 없이는 7500선 돌파가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경고합니다.
현재 코스피의 선행 PER은 8.4배로 역사적 저점 수준이며, JP모건은 밸류에이션 매력을 인정하면서도 “바닥 확신은 어렵다”는 신중론을 제시했습니다. 유진투자증권은 반도체 비중 쏟림이 급락을 증폭시켰다며 미디어·엔터, 호텔레저, 헬스케어 등 상관관계 낮은 업종으로 분산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결국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현 국면은 저가 매수 기회인 동시에, 7500선 장벽이 언제 돌파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의 시기입니다. 분할 매수 전략을 유지하되, 고점 매수 물량에 대한 손절 여부를 냉정히 판단하고 포트폴리오 내 비반도체 섹터 비중을 늘려 리스크를 분산하는 것이 현실적 대응책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