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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통화를 끊고 나서 “아까 그 질문 또 하셨는데?” 하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바쁘다는 이유로, 나이 들면 원래 그렇다는 생각으로 그냥 넘어가기 쉽습니다.
치매는 갑자기 오지 않습니다. 일상 대화에서 조금씩 신호를 보내는데, 가족이 먼저 알아채면 초기 대응이 가능합니다. 오늘은 부모님과의 평범한 대화에서 놓치기 쉬운 치매 조짐 네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넷째, 자주 쓰던 물건 이름이 갑자기 안 떠오릅니다
“그거 있잖아, 그거.” 하며 손짓만 하시거나 “저기 그 뭐시기”라는 표현이 부쩍 늘어났다면 주의 깊게 보셔야 합니다. 냉장고, 리모컨, 안경처럼 매일 쓰던 물건 이름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것은 단순한 건망증과 다릅니다.
특히 “그거 가져와”라고만 하시고 구체적인 이름을 말씀하지 못하시면, 단어를 떠올리는 뇌 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두 번이 아니라 일주일에 여러 번 반복된다면 병원 상담을 고려하셔야 합니다.
셋째, 약속 시간과 장소를 계속 혼동합니다
“내일 몇 시에 온다고 했지?” 하고 물으신 뒤 30분 뒤에 또 전화하셔서 같은 질문을 하십니다. 메모를 해드려도 메모를 어디 뒀는지 까먹으시거나, 메모를 보고도 다시 확인 전화를 하십니다.
약속 시간뿐 아니라 장소도 헷갈려 하십니다. 늘 가던 병원 위치를 물어보시거나, 집 근처 마트를 가는데 길을 잃으셨다는 말씀을 하신다면 공간 인지 기능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이 한 달에 두세 번 이상 반복되면 가볍게 넘기지 마십시오.
둘째, 최근 일은 기억 못해도 옛날 이야기만 반복합니다
어제 점심에 뭐 드셨냐고 여쭤보면 기억을 못 하시는데, 30년 전 직장 이야기는 아주 생생하게 하십니다. 심지어 같은 옛날 이야기를 일주일 사이에 세 번씩 반복하셔도 본인은 처음 하는 이야기처럼 말씀하십니다.
치매 초기에는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는 능력부터 떨어집니다. 그래서 오래된 기억은 또렷한데 최근 일은 금방 잊어버리는 패턴이 나타납니다. 어제 누가 다녀갔는지, 오늘 아침에 무엇을 하셨는지 기억하지 못하신다면 주의 깊게 살펴보셔야 합니다.
첫째, 같은 질문을 30분 안에 반복합니다
“오늘 밥 먹었어?” 하고 물으신 뒤 채 30분도 지나지 않아 똑같은 질문을 다시 하십니다. 처음에는 전화 통화 중에 깜빡하셨나 싶지만, 대면해서 이야기하는 중에도 방금 물어본 질문을 또 하신다면 이것은 단순한 건망증이 아닙니다.
같은 질문을 짧은 시간 안에 반복하는 것은 단기 기억이 제대로 저장되지 않는다는 신호입니다. 본인은 방금 물어본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같은 질문을 처음 하는 것처럼 반복하십니다. 이런 일이 하루에 두세 번 이상 일어난다면 가까운 신경과나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치매는 초기에 발견할수록 진행 속도를 늦추고 일상생활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과 대화하실 때 “요즘 부쩍 이상하시네” 하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면, 그냥 넘기지 말고 언제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메모해두시고 병원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