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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진단을 받은 뒤에도 익숙한 집에서 계속 지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어제까지 안전했던 공간이 오늘부터는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기억력과 판단력이 흐려지면서 평소에 아무렇지 않게 쓰던 물건이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치매 환자와 함께 사는 집에서 미리 점검해야 할 물건과 공간을 정리했습니다. 당장 큰 사고가 나지 않았다고 안심하기보다 지금부터 하나씩 손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4위. 약통 보관함
치매가 있으면 약을 먹었는지 기억하지 못해 같은 약을 여러 번 드시는 일이 생깁니다. 혈압약이나 당뇨약처럼 하루 용량이 정해진 약을 두세 번 드시면 저혈압이나 저혈당으로 쓰러질 수 있습니다.
약통을 서랍 깊숙이 넣어두거나 자물쇠가 달린 수납함에 보관하십시오. 하루 분량만 따로 담아 정해진 시간에 보호자가 직접 건네는 방식이 가장 안전합니다. 약국에서 파는 요일별 약통을 쓰시면 오늘 먹을 약만 꺼내 드릴 수 있어 편합니다.
3위. 욕실 바닥
욕실은 물기 때문에 미끄러지기 쉽고, 넘어지면 머리나 엉덩이를 크게 다칠 위험이 큽니다. 치매가 있으면 바닥이 젖어 있어도 조심해야 한다는 판단이 늦어지고, 넘어질 때 손으로 바닥을 짚는 반사 동작도 느려집니다.
욕실 바닥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고, 변기와 샤워기 옆에 손잡이를 설치하십시오. 문턱이 높으면 걸려 넘어질 수 있으니 문턱을 낮추거나 경사로를 붙이는 것도 방법입니다. 혼자 씻다가 넘어지는 경우가 많으니 가능하면 보호자가 함께 있는 시간에 욕실을 이용하도록 유도하십시오.
2위. 현관문 잠금장치
치매 환자는 밤중에 갑자기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집이 아닌 다른 곳을 찾아 나서는 경우가 있습니다. 새벽에 집을 나가 길을 잃고 한겨울에 얇은 옷만 입고 배회하다 저체온증에 걸리는 일도 실제로 일어납니다.
현관문에 이중 잠금장치를 달거나, 위쪽에 보조 자물쇠를 추가로 설치하십시오. 문을 열면 소리가 나는 센서를 달아두면 보호자가 잠에서 깰 수 있습니다. 낮에는 활동하시도록 돕고 밤에는 충분히 주무시게 하는 것도 배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1위. 가스레인지
가스레인지는 치매 환자가 있는 집에서 가장 위험한 물건입니다. 불 위에 냄비를 올려두고 잊어버리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고, 가스 밸브를 잠그지 않으면 가스가 새어 중독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가스레인지를 전기레인지나 인덕션으로 교체하고, 타이머 기능이 있는 제품을 쓰십시오. 사용하지 않을 때는 가스 중간밸브를 잠그거나 아예 차단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부엌 출입을 제한하기 어렵다면 주방 근처에서 보호자가 자주 지나다니며 확인할 수 있도록 동선을 바꾸는 것도 방법입니다.
치매 환자를 집에서 모시는 일은 24시간 긴장해야 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위험한 물건과 공간을 미리 손보면 사고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오늘 저녁 집 안을 한 바퀴 돌며 네 가지 항목을 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