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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을 주면 손주가 고맙다고 말은 하지만 정말 기뻐하는지는 알기 어렵다. 얼마를 줘야 적당한지도 애매하고 어떤 말과 함께 건네야 부담스럽지 않을지도 분명하지 않다.
그런데 같은 금액을 줘도 손주가 진심으로 고마워하며 오래 기억하는 경우가 있다. 금액보다 주는 방식과 함께 건네는 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셋째. 나이에 맞는 금액으로 준다
초등학생에게 10만 원을 주면 아이는 그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부모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대학생에게 1만 원을 주면 고맙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쓸 곳이 별로 없다.
초등학생이라면 1만 원에서 2만 원 정도가 적당하다. 문구나 간식을 사면서 조부모가 준 용돈으로 직접 뭔가를 샀다는 기억이 남는다. 중고등학생은 3만 원에서 5만 원, 대학생은 5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가 현실적이다. 손주가 용돈을 받아서 스스로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는 금액이 오히려 기억에 오래 남는다.
둘째. 조건 없이 건넨다
“학원 열심히 다녀라”, “성적 올리는 데 쓰렴”, “학용품 사는 데만 써야 한다” 같은 말을 덧붙이면 용돈이 아니라 격려금이나 지원금처럼 느껴진다. 손주 입장에서는 조부모의 마음보다 조건이 먼저 들린다.
용돈은 그냥 “네가 쓰고 싶은 데 써”라고 말하며 건네는 게 낫다. 조건을 붙이지 않아야 손주는 자기 뜻대로 쓸 수 있다는 자유를 느끼고 그 마음을 더 고마워한다. 부모가 주는 돈과 다르게 조부모의 용돈은 간섭 없이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특별하게 기억된다.
첫째. 손주를 부담스럽게 만드는 말은 하지 않는다
“할머니는 이제 돈 별로 없는데 이거라도 받아라”, “할아버지 용돈 아껴서 준 거야” 같은 말을 하면 손주는 고맙기보다 미안해진다. 용돈을 받으면서 기뻐하기보다 부담을 느끼게 되고 다음부터는 받기를 꺼린다.
또 “부모한테는 비밀이야”, “다른 손주한테는 말하지 마” 같은 말도 피하는 게 좋다. 손주는 용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숨겨야 한다는 부담을 갖게 되고 나중에 들키면 조부모와 부모 사이에서 난처해진다. 용돈은 떳떳하게 주고 받는 게 서로에게 편하다.
용돈을 줄 때 금액만큼 중요한 것은 손주가 부담 없이 기쁘게 받을 수 있도록 건네는 방식이다. 나이에 맞는 금액을 조건 없이 주고, 미안함이나 비밀을 강요하지 않으면 손주는 그 용돈을 쓸 때마다 조부모를 떠올리게 된다. 용돈은 금액이 아니라 마음이 오래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