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이 말한 노후에 버려야 할 집착 1위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은퇴한 사람들은 노후 대비라는 말 앞에서 긴장한다. 연금은 충분한지, 저축은 얼마나 필요한지, 어떤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계산한다. 더 많이 갖추고 더 많이 준비해야 불안이 줄어들 것 같지만, 정작 마음은 무거워지기만 한다.

승려이자 수필가였던 법정 스님은 『산에는 꽃이 피네』에서 이렇게 말했다. “행복의 척도는 필요한 것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가다.” 노후를 준비하는 일은 무언가를 더하는 것만이 아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것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여유가 생긴다. 그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면, 우리가 노후에 버려야 할 집착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3위 – 체면 지키기

나이 들어서도 남들 앞에서 초라해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은 강하다. 자녀 결혼식에 축의금을 넉넉히 보내고, 친구 모임에서 밥값을 사고, 손주에게 용돈을 쥐어주는 일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그런데 이 모든 일이 실은 체면을 지키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체면은 관계를 유지하는 윤활유가 되기도 하지만, 노후에는 과도한 부담이 된다. 수입이 줄어든 상황에서 체면을 지키려다 보면 정작 자신의 생활비를 깎아먹게 된다. 법정 스님의 말처럼 불필요한 것에서 벗어나는 일은,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의 실제 형편을 먼저 살피는 데서 시작된다.

2위 – 물건에 대한 미련

집 안 곳곳에는 쓰지 않는 물건이 쌓여 있다. 언젠가 필요할 것 같아서, 아까워서, 추억이 담겨 있어서 버리지 못한다. 옷장에는 10년째 입지 않는 옷이 걸려 있고, 창고에는 고장 난 가전제품이 자리를 차지한다.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아깝다는 감정 때문만이 아니다. 그 물건을 버리면 무언가 부족해질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다.

하지만 물건이 많을수록 관리할 일도 늘어난다. 청소할 공간이 넓어지고, 정리할 시간이 길어지고, 이사할 때 짐이 무거워진다. 나이가 들수록 몸은 가벼워져야 하는데 짐은 무거워진다. 필요한 것만 남기고 나머지를 덜어낼 때, 비로소 공간도 마음도 여유로워진다.

1위 – 자녀에 대한 기대

많은 부모가 노후를 준비하면서도 자녀를 먼저 생각한다. 자녀가 집을 사면 보태주고, 손주 교육비를 대고, 명절 때마다 용돈을 챙긴다. 그리고 은연중에 기대한다. 나중에 내가 힘들어지면 자녀가 나를 돌봐줄 거라고. 내가 이만큼 해줬으니 자녀도 당연히 보답할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자녀에게 기대를 걸수록 실망도 커진다. 자녀는 자녀의 삶이 있고, 부모가 생각하는 방식대로 살지 않는다. 기대가 클수록 서로 불편해지고, 관계는 의무로 변한다. 법정 스님이 말한 것처럼 행복은 많이 갖는 데 있지 않다. 자녀에게 무언가를 바라지 않을 때, 오히려 관계는 편안해진다. 자녀가 찾아오면 반가운 마음으로 맞이하되, 오지 않아도 섭섭하지 않은 마음. 그것이 진짜 노후 대비다.

오늘 저녁, 집 안을 한 바퀴 돌며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물건 세 가지를 골라보라. 그리고 그중 하나를 버리거나 누군가에게 주는 일부터 시작하면 된다. 비우는 연습은 물건에서 시작되지만, 결국 마음의 집착을 내려놓는 훈련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