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것을 갖지 말라..” 법정 스님이 말한 진짜 자산 3가지

은퇴를 앞둔 사람들은 흔히 재산 목록을 펼쳐 놓고 고민한다. 부동산은 몇 채, 예금은 얼마, 보험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세어 본다. 그러나 정작 이 가운데 무엇이 삶을 지탱하는 힘인지, 무엇이 단지 부담일 뿐인지는 구분하지 못한다.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더 불안해하는 이유다.

법정 스님은 평생 청빈한 삶을 살았던 승려이자 수필가다. 그가 남긴 『무소유』에는 이런 말이 있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면, 중년 이후 진짜 자산이란 많은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것을 아는 데서 시작된다.

3위 – 관계를 유지하려 쌓은 인맥

명함첩은 두껍지만 정작 마음 터놓고 전화 걸 사람은 없다. 직장 생활 내내 쌓은 인맥이라는 것들은 대부분 조건부 관계다. 지위가 있을 때는 연락이 오지만, 퇴직 후에는 스스로 멀어진다.

법정 스님이 말한 불필요한 것에는 관계도 포함된다. 의무감으로 이어가는 만남, 체면 때문에 참석하는 모임은 자산이 아니라 소모다. 진짜 자산은 조건 없이 안부를 묻는 서너 명의 사람이다. 그들은 많지 않아도 된다.

2위 – 언젠가 쓸 거라 모은 물건

집 안 곳곳에는 ‘언젠가’를 위해 모아 둔 물건들이 있다. 언젠가 입을 옷, 언젠가 읽을 책, 언젠가 필요할 도구들. 그러나 그 언젠가는 오지 않는다. 대신 공간만 좁아지고 마음만 무거워진다.

물건을 비우는 일은 단순히 정리가 아니다. 법정 스님의 말처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것은, 지금 이 순간 삶에 꼭 필요한 것만 남긴다는 뜻이다. 비워진 공간은 새로운 여유를 만든다. 그 여유가 노년의 진짜 자산이다.

1위 – 남에게 보이려고 지킨 체면

중년이 가장 많이 소유한 자산은 체면이다. 자식 앞에서, 친구 앞에서, 옛 동료 앞에서 지켜야 할 모습이 있다. 그래서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고, 도움이 필요해도 청하지 않는다. 체면은 자존심처럼 보이지만 실은 남의 시선에 묶인 짐이다.

법정 스님이 무소유를 실천할 수 있었던 것은 체면을 내려놓았기 때문이다. 그는 명예도, 지위도, 평판도 불필요한 것으로 보았다. 남이 어떻게 보든 자신에게 필요한 삶을 살았다. 체면을 버리는 순간, 비로소 자유로운 노년이 시작된다.

오늘 저녁, 집 안에서 가장 오래 방치된 서랍 하나를 열어 본다. 그 안에 든 물건 가운데 지난 1년간 한 번도 꺼내지 않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버린다. 무소유는 거창한 철학이 아니라 작은 결단에서 시작된다. 하나씩 비워 가는 동안, 진짜 자산이 무엇인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