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 후 자산 관리를 고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투자처를 먼저 찾는다. 어떤 상품에 돈을 넣어야 원금을 지키고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어느 전문가의 조언을 따라야 할지 궁금해한다. 그러나 정작 자산이 새는 구멍을 막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투자처를 찾아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된다.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은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부지런함과 검소함 이 두 글자는 좋은 밭이나 기름진 땅보다 낫다.” 그는 물려줄 재산이 아니라 지킬 수 있는 태도를 강조했다. 땅은 빼앗길 수 있지만 태도는 빼앗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의 말을 오늘날 자산 관리에 비추어 보면 세 가지 원칙이 보인다.
3위 – 허영을 위한 소비
정약용이 검소함을 강조한 이유는 단순히 돈을 아끼라는 뜻이 아니었다. 쓸데없는 곳에 쓰이는 돈이 가문을 망친다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었다. 중장년층 자산에서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부분도 이것이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소비, 체면 때문에 하는 지출이다.
명절 선물을 예로 들 수 있다. 상대가 원하지도 않는데 비싼 세트를 사서 돌리고, 받은 사람도 또 다른 곳에 돌린다. 이런 관습이 반복되면 실제로 필요한 곳에 쓸 돈이 줄어든다. 검소함은 인색함이 아니라 쓸 곳과 아낄 곳을 구분하는 능력이다.
2위 – 수익 없는 자산 보유
부지런함은 단순히 일을 열심히 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정약용은 부지런함을 통해 땅을 일구고 곡식을 거두라고 했다. 즉, 자산이 일을 하게 만들라는 뜻이다. 반대로 일하지 않는 자산은 짐이 된다.
나이 들수록 많은 사람이 집 한 채, 땅 한 평이라도 더 가지려 한다. 그런데 그 자산이 세금만 내고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오히려 현금 흐름을 막는다. 관리비, 재산세, 종합부동산세까지 나가면서 월세도 들어오지 않는 빈집, 오르지도 않는 땅이 그렇다. 부지런한 자산은 스스로 돈을 번다.
1위 – 자산 유지 습관의 부재
정약용이 두 아들에게 남긴 말의 핵심은 결국 습관이었다. 좋은 밭도 게으르면 황무지가 되고, 기름진 땅도 낭비하면 남의 손에 넘어간다. 그가 강조한 것은 한 번의 결단이 아니라 매일의 태도였다.
자산을 지키는 사람과 잃는 사람의 차이는 여기에 있다. 매달 통장을 확인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지출 내역을 기록하는 사람과 대충 넘기는 사람의 10년 후는 다르다. 부지런함과 검소함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반복되는 작은 습관이다. 습관이 없으면 아무리 많은 자산도 새어 나간다.
오늘 저녁, 지난 한 달 카드 명세서를 펼쳐 보라. 그중 정말 필요했던 지출과 그렇지 않은 지출을 구분해 보라. 다음 달에는 후자를 하나만 줄여 보라. 그것이 정약용이 말한 두 글자를 실천하는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