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달라는데 차마 거절 못 하고..” 자녀에게 돈 빌려준 부모가 후회하는 진짜 이유

자녀가 사업 자금이 필요하다거나 집 마련에 보탤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 부모는 선뜻 통장을 연다. 내 자식이 어려울 때 도와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도 돌려받지 못하거나 그 일로 자녀와 사이가 멀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문제는 돈을 빌려준 것 자체가 아니라 처음부터 정해두지 않은 것들 때문이다.

3위. 언제까지 갚을지 기한을 정하지 않아서

자녀가 “나중에 갚을게요.”라고 하면 부모는 구체적인 날짜를 묻지 않는다. 내 자식한테 독촉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불편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녀는 급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고 부모는 언제쯤 돌려받을 수 있을지 몰라 불안해진다. “1년 뒤”, “3년 안에” 같은 식으로라도 기한을 정해두면 서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자녀도 그 기한에 맞춰 준비하게 되고 부모도 기다림의 끝이 보인다.

2위. 이자를 받을지 말지 애매하게 넘어가서

은행에서 빌리면 이자를 내야 하지만 부모 자식 사이에서는 이자 이야기를 꺼내기가 어렵다. 그래서 “됐어, 그냥 써.”라고 하거나 반대로 마음속으로는 이자라도 받고 싶은데 말을 못 한다.

문제는 나중에 자녀가 원금만 돌려주면 된다고 생각할 때 생긴다. 부모는 그동안 묶여 있던 돈에 대한 아쉬움이 남고 자녀는 다 갚았다고 여긴다. 이자를 받지 않기로 했다면 처음부터 분명히 말하고 만약 받기로 했다면 얼마를 받을지 미리 정해두는 편이 서로에게 낫다.

1위. 차용증을 쓰자는 말을 꺼내지 못해서

가족끼리 차용증을 쓰면 서먹해질 것 같아서 말을 못 한다. 자녀도 “저를 못 믿으세요?”라고 할까 봐 부모가 먼저 제안하기 어렵다.

그런데 차용증이 없으면 나중에 금액이나 약속 자체가 흐려진다. 형제자매가 여럿이면 나중에 유산 문제와 엮여서 “형만 돈 받아 갔다”는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차용증은 서로를 의심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약속을 기록으로 남겨 나중의 혼란을 막는 장치다. 세무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금액이 크다면 더욱 필요하다.

자녀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 자체가 나쁜 일은 아니다. 다만 가족이라는 이유로 아무것도 정하지 않고 넘어가면 나중에 서로 서운해지거나 관계가 틀어질 수 있다.

돈을 빌려줄 때는 언제까지 갚을지, 이자는 어떻게 할지, 차용증은 쓸지 말지를 먼저 정해두는 것이 좋다. 그것이 자녀를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서로를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