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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독립하고 나면 집안 정리를 시작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쓰지 않는 물건이 쌓여 있으니 비우면 속도 시원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버리고 나서 몇 년 지나면 아쉬워지는 물건들이 있습니다. 당장은 쓸모없어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다시 꺼내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마음에 남습니다.
3위. 자녀가 어릴 적 그린 그림과 일기장
아이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때 그린 그림을 집에 모아두신 분들이 계십니다. 처음에는 냉장고에 붙여 두고 기특해하다가 나중에는 서랍 깊숙이 쌓아 놓게 됩니다.
자녀가 성인이 되고 집을 나가면 이런 물건들이 자리만 차지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정리하면서 한꺼번에 버리는데 몇 년 뒤 손주를 보거나 명절에 자녀와 옛날 이야기를 하다 보면 그때 그 그림 한 장이 그리워집니다. 사진은 남아 있어도 아이가 직접 그린 그림은 다시 만들 수 없습니다.
2위. 돌아가신 부모님의 육필 메모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면 집안을 정리하면서 오래된 수첩이나 메모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장을 보러 가기 전에 적어둔 목록이나 전화번호를 적은 쪽지 같은 것들입니다.
그 순간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어 보여서 다른 서류와 함께 처분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부모님의 손글씨가 담긴 것이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사진 속 얼굴은 볼 수 있어도 살아생전 쓰시던 글씨는 다시 볼 방법이 없습니다. 작은 메모 한 장이라도 남겨 뒀더라면 하는 후회가 오래 남습니다.
1위. 젊은 시절 배우자와 주고받은 작은 물건
결혼 전 첫 데이트 때 받은 작은 인형이나 손편지, 기념일에 주고받은 소품 같은 것들이 오래된 상자 안에 들어 있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색이 바래고 낡아 보여서 이사할 때나 집안 정리할 때 함께 버리게 됩니다.
자녀도 다 키우고 나이가 들면서 배우자와 단둘이 남게 되면 그때 그 물건들이 떠오릅니다. 지금은 말수도 줄고 서로 익숙해졌지만 젊었을 때는 설레는 마음으로 작은 선물 하나도 정성스럽게 고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시절을 증명해 주는 물건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이 나중에는 허전하게 느껴집니다.
물건을 버릴 때는 지금 당장 쓰는지만 따지게 됩니다. 하지만 어떤 물건은 쓰려고 남겨 두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꺼내기 위해 필요합니다.
자녀의 그림 한 장, 부모님 손글씨 한 줄, 젊은 날의 작은 선물 하나는 나중에 다시 만들 수 없습니다. 정리하실 때 작은 상자 하나 정도는 남겨 두시기 바랍니다. 지금은 자리만 차지하는 것 같아도 시간이 지나면 그것이 가장 소중한 물건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