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을 넓히고, 차를 바꾸고, 물건을 쌓아 올립니다. 더 많이 가질수록 삶이 풍요로워지리라 믿지요.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깨닫습니다. 내가 물건을 관리하는 게 아니라 물건이 나를 붙잡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청소할 공간, 정리할 서랍, 관리해야 할 통장이 늘어날수록 자유는 멀어집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투자자 워런 버핏은 2010년 기빙플레지 서약서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무 많은 소유물은 결국 그 주인을 소유하게 된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이면서도 평생 검소한 집에서 살아온 그의 말입니다. 소유가 많아질수록 우리는 그것을 지키고 유지하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기지요. 그의 통찰에 비추어 보면, 나이 들수록 버려야 할 자산이 있습니다.
3위 – 쓰지 않는 물건
옷장 깊숙이 걸린 옷, 창고에 쌓인 상자, 언젠가 쓸 거라 믿는 공구들. 우리는 ‘아까워서’, ‘혹시 몰라서’ 물건을 붙들고 삽니다. 하지만 그 물건들은 공간을 차지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볼 때마다 정리해야 한다는 죄책감을, 버리지 못하는 우유부단함을 떠올리게 하지요.
나이가 들수록 관리할 힘은 줄어드는데 물건은 늘어나기만 합니다. 결국 우리는 물건의 주인이 아니라 물건의 관리인이 됩니다. 1년 동안 손대지 않은 물건은 앞으로도 쓰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지금 당장 필요 없다면, 그것은 이미 자산이 아니라 짐입니다.
2위 – 유지비만 나가는 부동산
빈 땅, 관리 안 되는 상가, 멀리 떨어진 별장. 언젠가 값이 오르겠지, 자녀에게 물려주면 되겠지 생각하며 붙들고 있는 부동산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 매년 세금이 나가고, 관리비가 빠져나가고, 신경 쓸 일만 늘어납니다.
버핏의 말대로 소유물이 주인을 소유하는 가장 무거운 형태가 바로 이것입니다. 팔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는 부동산은 우리를 묶어 둡니다. 수익도 없이 현금만 빼앗아 가는 자산이라면, 그것은 진짜 자산이 아닙니다. 나이 들어 몸이 불편해지기 전에 정리해야 합니다. 관리할 수 없는 것을 소유하는 건 자유를 포기하는 일입니다.
1위 – 복잡한 금융상품
은행에 갈 때마다 권유받는 상품, 가입은 했지만 구조를 모르는 펀드, 해지하면 손해라는 말에 묶여 있는 보험. 통장은 열 개가 넘고, 비밀번호는 기억나지 않고, 만기일은 제각각입니다. 관리하려면 매번 지점에 가야 하고, 전화 한 통 하려면 30분씩 기다려야 합니다.
나이 들수록 필요한 건 수익률이 아니라 단순함입니다. 복잡한 금융상품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돈을 묶어 두게 합니다. 버핏조차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는 투자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지금 당장 설명할 수 없는 금융상품이 있다면, 그것은 당신을 소유하고 있는 겁니다. 정리하십시오. 이해할 수 있는 두세 가지로 줄이십시오.
오늘 저녁, 지갑 속 카드를 꺼내 보십시오. 그중 지난 석 달간 한 번도 쓰지 않은 카드가 있다면 해지하십시오. 작은 실천 하나가 소유의 역설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 됩니다. 가볍게 사는 사람이 자유롭게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