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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자녀에게 무언가를 쥐어주는 순간 그것이 미래의 이자를 낳으리라 믿는다. 학원비, 유학비, 과외비. 지출 명세서에는 ‘교육’이라고 적히지만, 마음속 장부에는 ‘투자’라고 기록한다. 언젠가 돌아올 배당을 기대하며 오늘의 씀씀이를 정당화한다.
강사 김미경은 2023년 『나의 경기도』 인터뷰에서 “자녀 교육비는 투자가 아니라 소비입니다”라고 말했다. 부모 세대가 오랫동안 믿어온 공식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선언이다. 그의 말에 비추어 보면, 우리가 자산이라고 착각하며 쌓아온 것들 가운데 상당수는 사실 소진되는 지출에 가깝다.
3위 – 자녀 학력
부모는 자녀의 학력을 가문의 자산처럼 여긴다. 명문대 합격증은 액자에 넣어 거실에 걸고, 졸업장은 서랍 깊숙이 보관한다. 그러나 그 학력이 부모의 노후를 책임지지는 않는다.
학력은 자녀 본인의 이력서에 기재될 뿐, 부모의 통장 잔고를 늘리지 않는다. 자녀가 좋은 직장에 들어가 안정적으로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은 위안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은 감정적 만족이지 경제적 수익이 아니다. 투자의 정의는 원금 이상의 회수인데, 교육비는 대부분 회수되지 않는다.
2위 – 자녀 인맥
부모는 자녀를 좋은 학교, 좋은 학원에 보내며 인맥을 기대한다. 같은 반 친구의 부모가 의사라거나 변호사라는 사실에 은근히 안도한다. 그 관계가 언젠가 도움이 되리라 상상한다.
하지만 자녀의 인맥은 자녀의 것이다. 부모가 그 관계망을 활용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설령 자녀가 훌륭한 친구들을 사귀더라도, 그것이 부모의 노년을 떠받치지는 않는다. 인맥 또한 자녀 인생의 자산일 뿐, 부모에게 양도되지 않는다. 김미경의 말처럼, 그 비용은 소비된 것이다.
1위 – 자녀 성공
부모가 가장 크게 착각하는 자산은 자녀의 성공이다. 자녀가 높은 연봉을 받고, 좋은 집에 살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모습을 보며 부모는 자신의 투자가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녀의 성공은 자녀의 삶이지 부모의 자산이 아니다. 자녀가 잘살아도 부모의 계좌에 입금되는 것은 없다. 오히려 자녀가 성공할수록 부모와의 거리는 멀어지고, 경제적 지원을 기대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자녀는 자신의 가정을 꾸리고,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느라 바쁘다. 부모는 자녀의 성공을 자산으로 착각했다가, 홀로 노년을 맞는다.
오늘 자녀에게 송금하려던 돈이 있다면, 그 금액을 자신의 이름으로 된 적금 통장에 먼저 넣어보는 것이다. 자녀 교육비 항목을 투자가 아닌 소비로 분류하고, 남은 돈으로 자신의 노후를 설계하는 것이다. 작은 실천이지만, 착각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