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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병원을 찾는 횟수가 늘어난다. 혈압약을 받으러, 무릎 통증을 확인하러, 건강검진 결과를 상담하러 가는 일이 잦아진다. 그런데 진료실에 들어가 몇 마디 나누고 나오면 뭘 물어봐야 했는지조차 까먹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의사를 고를 때 사람들은 대개 대기 시간이 긴 곳, 병원이 큰 곳을 선호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내 상태를 제대로 듣고 설명해 주는 사람인지 여부다. 60대 이후 주치의를 정할 때 먼저 확인해야 할 세 가지를 정리했다.
셋째, 약을 처방하기 전에 생활 조언을 하는지
혈압이 조금 높게 나왔다고 바로 약부터 처방하는 의사가 있고, 먼저 짠 음식을 줄이고 걷는 시간을 늘려 보자고 말하는 의사가 있다. 둘 다 틀린 것은 아니지만 후자는 환자가 스스로 몸을 관리할 여지를 먼저 준다.
약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당연히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생활 습관만 바꿔도 수치가 나아질 가능성이 있는데 그 이야기를 아예 하지 않는다면 환자는 평생 약에만 기댈 수밖에 없다. 진료 중에 식습관이나 운동, 수면에 대한 질문을 한 번이라도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둘째, 환자가 질문하면 귀찮아하지 않는지
“선생님, 이 약은 언제까지 먹어야 하나요?” 같은 질문을 했을 때 대답이 성의 없거나 “그냥 계속 드세요.”로 끝난다면 신뢰를 쌓기 어렵다. 나이 들수록 약이 늘어나는데 왜 먹는지, 언제까지 먹어야 하는지조차 모르고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의사는 환자가 궁금해하는 것을 성가신 일로 여기지 않는다. 같은 질문을 여러 번 해도 천천히 다시 설명해 주고, 이해했는지 확인한다. 진료실 분위기가 바쁘고 차가우면 환자는 질문조차 망설이게 된다. 물어봤을 때 눈을 마주치고 대답하는지, 말투가 무례하지 않은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판단할 수 있다.
첫째, 증상을 듣는 시간이 충분한지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채 1분도 안 돼 처방전이 나온다면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야 한다. 환자가 어디가 불편한지, 언제부터 그랬는지, 일상에 지장이 있는지를 묻지 않고 검사 결과만 보고 약을 내는 경우가 있다.
몸 상태는 숫자만으로 다 설명되지 않는다. 혈압이 같아도 어지러움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다르고, 무릎 엑스레이가 비슷해도 통증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환자 말을 먼저 듣고 그에 맞춰 설명하는 의사라면 단순히 병을 고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관리해 나갈 사람으로 믿을 수 있다.
주치의는 유명한 사람일 필요도, 큰 병원에 있을 필요도 없다. 내가 하는 말을 끝까지 듣고,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설명해 주며, 약 이전에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안내해 주는 사람이면 충분하다. 병원을 바꾸기 어렵다면 진료 전에 미리 질문을 메모해 가고, 이해되지 않으면 다시 물어보는 습관부터 들이는 것이 좋다.